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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재단 웹진 글로벌 여성리더 섹션 정선주 교수님 인터뷰
관리자  2016-04-11 12:13:50, 조회 : 535, 추천 :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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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홈페이지 링크]


http://webzine.nrf.re.kr/nrf_1604/?chapter=2&sub=1
[한국연구재단 웹진 4월호 링크]

      
봄을 맞은 캠퍼스는 더없이 활기차다. 흐드러지는 벚꽃 사이로 생기 가득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로 기운이 샘솟는다. 정신없이 바쁜 학기 초, 정선주 단국대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마침 학생들의 봄 엠티가 집중되는 주말을 앞두고 잠시 한가한 봄날을 즐기고 있던 중이다.

정 교수는 작은 RNA 조각인 ‘앱타머’로 암 발생과 RNA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는 연구자다. 또한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등의 일원으로 생명과학의 주요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여성과총,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임원 등 ‘여성’과 관련한 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과다.


“융합 중심 사고로 과학계 커뮤니케이션 능력 높여야”

“어떤 분이 추천을 하셨는지도 모른 채 지난해 3월 다소 갑작스럽게 국가생명윤리심의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들어가서 보니 의생명과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새롭게 제기되는 생명윤리 문제를 다루면서 정책방향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중요한 역할이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문가, 즉 과학기술계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정 교수는 그것이 과학기술계 고유의 ‘연구 중심 사고’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여기고 있다. 연구만을 중시하다 보니 이를 사회적으로 확대하고 해석하고 조율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다소 미진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과학기술계가 커진 역량만큼 대내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여야 할 시기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지난 해 5월 동료교수 15명과 함께 출범시킨 미래융합지식연구소도 어찌 보면 과학기술계가 특유의 내향성으로부터 알을 깨고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가 초대 소장을 맡은 미래융합지식연구소는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초학제적 혁신 집단을 추구하고 있다. 학문의 장벽을 넘는 활발한 융합 문화 속에서 미래사회에 부각될 다양한 사회이슈와 과학기술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오랜 시간 생명과학 연구자로 쌓아온 전문 역량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와도 접목시키려고 시도하는 정 교수의 노력은 후학을 길러내는 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분자생물학과의 경계를 넘어 미래형 융합연구 인력을 키우려는 것이 그것이다.

“최근 교수로서 저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는 중입니다. 연구자로 교육받고 그렇게 30년 넘게 살아오며 결국 제가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그렇게 만들어온 연구지식과 역량을 사회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기존의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인재보다 새로운 방식의 지식을 만들어가는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게 분명한 만큼, 우리 대학 내에서부터 경쟁력 있는 융합연구인력 양성 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력·연구장비 한계 극복하게 한 ‘기초연구 힘’

정 교수는 서울대 자연대와 미국 유타대, 스탠포드 대학 등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1995년 신생학과였던 단국대 분자생물학과에 자리를 잡았다. 갓 태어난 분자생물학과 최초의 교수 중 하나였던 그는 하나하나 교육과 연구 여건을 마련해야 했다. 지금은 그를 유명하게 만든 RNA 앱타머 연구도 실은 여러 가지 부족함 속에 장비나 인력수준에 구애 받지 않고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스탠포드에서 하던 RNA 연구의 확장 분야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RNA 앱타머 개발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참 어려웠지요. 그래도 10여년 한 우물을 판 결과, BK21 RNA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따내고 NRL(RNA 세포생물학 국가지정연구실)에도 선정되었죠. 다양한 논문과 국내외 특허들이 인정받아 수상(2007년 국가연구과제 우수성과 100선, 2007년 학술진흥재단 우수성과 51선, 2014년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도 하게 되었구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연구과제들이 무궁무진하고, 학생들과 랩미팅할 때가 가장 즐거워요. 최근에는 특히 RNA 이상 발현으로 생기는 질환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이 해외평가까지 받는 중요한 과제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며칠 전에 듣고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창의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분입니다”

단국대가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죽전으로 캠퍼스를 확장 이전한 뒤 정 교수는 산학을 연계하는 연구에도 몰두하고 있다. 주변에 분당서울대병원과 차병원, 제약회사의 연구소 등 다수의 의생명과학 연구기관과 산업체가 몰려 있는 입지상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생명과학 분야는 국제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또한 꼼꼼한 분석과 함께 연구의 방향을 제대로 잘 잡는 직관력이 중요한 분야로 다른 학문에 비해 비교적 여성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몇년간 한국RNA학회 회장직과 여성과총 총무직, 분자세포생물학회와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의 위원장직을 맡은 정 교수는 국내외의 우수한 중견연구자와 신진연구자들, 특히 여성 생명과학자들의 능력을 묶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다가오는 5월 미국 유타대 유학 시절 지도교수이자 유전자가위(Genome Editing) 기술의 개척자인 대나 캐롤(Dana Carroll) 교수의 방한을 앞두고 정 교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오랜 은사에게 교육의 결실을 보여드리고픈 마음과 함께 생명과학연구의 사회적 적용에서의 윤리 시스템 개선의 목소리를 모으는 데 또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 뭐해. 여자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어려워.’ 정 교수 역시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성 과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유학 시절부터 번번이 답장 없던 교수 임용지원까지 숱하게 유리천장에 부딪히며 눈물을 닦은 경험이 있다. 과학도이기 전에 자녀를 돌보고 가정을 꾸려야 하는 여성으로서의 현실도 마찬가지였다. 바깥일과 집안일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못하는 것 같을 때는 스스로 자책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더 후배 여성 과학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많은지도 모른다.

“과학자는 남이 안 한 것을 최초로 할 수 있는 멋진 직업입니다. 인고의 시간을 지내며 쌓아온 전문지식, 그리고 그 일을 과학 너머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시키는 새로운 길도 마찬가지 이지요. 지금 어렵다고 겁먹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현재를 버티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버티다보면 원하는 미래가 올 거예요. 또 원하는 자리와 직업을 얻고 난 뒤에는 이제 더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자신이 뭘 성취하고자 했던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라는 것이지요. 그를 통해 내가 해왔던 연구와 지식을 바탕으로 또 다른 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정 교수는 본연의 연구 외에 행정업무와 대외활동이 늘어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후배 여성 과학자들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는다. 첫째, 운동으로 컨디션을 조절할 것.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마음도 약해지고 일도 못하게 된다. 둘째, 연구와 가사가 겹쳐 힘들 때는 주변에 어려운 점을 정확히 표현해 동료들과 함께 해결하려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끝으로 셋째, 동료 여성 과학자들을 자주 만나다 보면 동질감만으로도 큰 위로가 됐다는 것이다. 그가 후배들에게 여성과총,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등의 활동을 적극 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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